드디어 오늘 병원을 퇴원(탈출)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입원했으니 4박 5일인 셈이다.
병원에서 4일을 계속 굶고 5일째에 죽만 먹다 퇴원한 터라 뭔가 원기를 회복할 것이 필요했다.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예전에 먹어본 기억이 있는 클램 차우더였다.
조개를 베이스로 만든 스프였는데, 바게트를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정말 그만이었다.
레시피를 뒤져보니 만들기도 쉬워보였다.
12시쯤 퇴원하고 버스타고 집에 오는길에 집앞 GS마트에 들러서 재료를 샀다.
재료를 사가지고 집까지 오는 길이 왜이렇게 힘들던지...
정말 체력이 바닥을 찍었더라.
재료 : 우유, 버터, 밀가루, 양파, 감자, 버섯, 베이컨, 조개
(원래는 바지락으로 국물을 내서 써야하지만 집에 맛조개탕 패키지가 있어서 그걸 사용)
1. 양파, 감자, 버섯, 베이컨을 잘게 썬다.
2.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재료들을 넣고 볶는다.
3. 양파가 갈색이 될때쯤 조개탕 국물을 살짝 잠길만큼 부어서 타지 않게 끓인다.
4.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이후 밀가루를 넣어서 루를 만든다.
5. 조개탕 국물과 조개를 냄비에 넣는다.
6. 프라이팬의 재료를 냄비에 붓는다.
7. 우유를 적당량 붓는다.
8. 마지막으로 버터를 손가락 한마디 정도 넣어주고 끓인다.
그렇게 만든게 이것...
생긴건 초라한데 맛은 놀라웠다.
우유와 양파의 달콤함 + 버터의 풍미 + 조개의 짭짤함 + 버섯의 고소함 + 감자의 식감이 잘 어우러진 물건이 나왔다.
허기지면서도 항생제로 지쳐버린 속을 달래는데 적절한 음식이었다.
게다가 먹다보니 그리운 맛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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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에 가면 프로방스(
http://provence.co.kr ) 라는 곳이 나온다.
그 바로 옆에 영어마을이 있는데, 최근 프로듀스101이 그 영어마을에서 찍고 있어서 참 반가웠더랬다.
프로방스에 가면 꼭 먹었던 메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양송이 크림스프!
어떤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스프는 반드시 양송이 크림스프였다.
그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스프중에서 가장 맛있는 스프였다.
어느 곳을 가봐도 그 맛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더라.
그런데, 오늘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양송이를 넣기는 했지만 정말 닮은 스프가 나와버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맛이었다.
그러고보니 옛날에는 참 자주 찾던 곳인데, 언제부턴가 발길을 끊게 되었군.
그리운 맛이었다.